투자영화

[투자영화] 머니볼 (두 번째) - 출루율

ka4ka 2023. 11. 11. 09:55
양키스의 방식을 따라 해서 안 된다는 것만이 분명하다. 그렇게 하다간 매번 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우리보다 세 배나 더 많은 돈을 가지고 구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 빌리 빈

2001년 10월 15일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뉴욕 양키스 $114,457,768
VS (25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연봉의 차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39,722,689

다윗은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가?
만약 이길 수 있다면 어떤 수법인가

언제나 세상의 승자는 골리앗처럼 강력한 거인, 돈 많고 가진 자였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2001년에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총 연봉이 3배나 차이 나는 양키스를 이길 수 없었다. 오클랜드가 이길 수 없을뿐더러 2001년 시즌이 끝나자, 좋은 활약을 한 유망주를 다 가로채 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은 2002년 시즌을 준비하며 가난한 구단이 살아남아 부자 구단을 상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강구했다.
그것은 '출루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출루율

야구에서 이기는 법은 단순하다. 누가 더 아웃을 당하지 않고 살아서 더 많은 점수를 내느냐가 승리를 결정짓는다. 대부분 홈런 타자와 안타를 잘 치는 타자 그리고 타율이 높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 팀이 이긴다. 그런데 멋지게 치지 않아도 살아서 1루를 밟는 방법이 있다. 볼을 잘 골라 볼넷으로 출루한다든지,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여 몸에 맞는 볼로 살아나갈 수 있다. 눈으로 투수의 공만 잘 봐도, 네 번 중 두 번만 볼넷을 골라 나간다면 '5할 대 타자'의 효과를 낸다. 만약 5할 대 타자가 존재하고 보유한 팀은 그에게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출루율이 5할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꾸준히 볼넷을 고르는 타자가 홈런을 꾸준히 치는 타자보다는 연봉을 현저히 적게 주어도 된다. 홈런처럼 확실히 점수를 내어 팀의 승리를 기여하지는 않겠지만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낫다. 분명히 홈런 타자를 스카우트할 돈으로 출루율 높은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선수 여럿을 데려 올 수 있으니까. 그러나 출루율을 높이려면 눈만 좋아서는 될 수 없다. 팀이 우승권을 노린다면 모든 선수는 홈런을 칠 수 있을 힘을 길러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홈런을 언제나 칠 수 있다는 제스처 연기라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투수가 타자를 상대할 때 조심스럽게 투구를 하기 때문에 볼넷이나 실책을 유발할 수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잘 치는 훈련이 된 선수만이 잘 기다릴 수 있으니 결국 출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꾸준하게 생기는 것이다. 오히려 홈런만을 노리는 선수가 삼진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어깨나 허리에 힘을 빼고 유연해야 홈런이든 안타든 칠 수 있으나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매번 큰 것을 노리는 자의 마음은 급하고 몸도 경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루율은
아웃당하지 않을
확률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이란
무릇 야구에서만
중요하더냐

원금 보존

원금 보존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예전에 펀드나 파생상품을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정확하게? 설명했던' 용어였다. 그런데 원금 보장이라고 믿고 가입한 사람이 많아 피해를 본 게 문제였었다.(사실 금융권 직원의 실적 욕심이 부른 화였다. 그것도 고객에게 교묘하고 친절한 고지 의무 사항을 지키며...) 그러나 원래 의미가 투자에서는 '원금 보존'이라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 오천만 원을 어딘가에 투자했는데 직접 투자라면 본인이 원금을 소중히 지키며 수익을 내는데 쏟는 노력이고, 간접 투자라면 운용사 관리자나 펀드매니저가 마찬가지로 원금을 지키는 노력이다. 하지만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자신의 원금을 소중히 다루려 노력해도 잘 되지 않고, 간접 투자일 경우 맡기는 즉시 운영 수수료가 나가며 원금이 까이고 시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간접 투자라면 다소 안전한 측면이 있긴 하다. 예를 들어 대부분 적금 50% 채권 30% 주식 20%로 원금을 나눈다고 치자. 가입 당시 금리가 높을 때 가입하면 유동성이 축소된 측면이라 일반적으로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인데, 이때 금리가 서서히 내려간다는 신호가 나오면 시간이 흐르며 주식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원금이 보존되고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들어 원금 보존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엄밀히 말해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상대적으로 국채나 예금도 국가나 은행이 망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한 상품이 아니다. 예금자 보험에 가입된 오천만 원 금액의 예금만이 안전할 뿐이다. 원금 보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오히려 단순하다. 손실은 짧게 수익을 길게 가져가면 된다. 허나 개인이 직접 투자할 경우 대부분 심리적으로 손해가 나면 물리고 오랜 시간 물린 그 종목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이익이 나면 금방 그 이익이 사라질게 두려워 빨리 팔아치운다. 그다음 성질이 급해져 또 매수하게 되며 반복적 투자의 쳇바퀴가 돌아갈 뿐이다. 아무리 몇 번 꾸준히 잘 투자해 수익을 거두어도 한번 제대로 물리면 내 원금이 보존될 가능성이 현격히 내려갈 수밖에 없다. "내가 이거 먹으려고 이 개고생을 했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투자의 정신력 즉 멘탈이 꼬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원래 적은 이익을 꾸준히 오랜 시간 복리로 굴리면 어마어마한 수익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도 시간을 버틸 수 없어 실현하지 못한다.

투자에서
원금을 철저히
보존하려
노력할수록
수익이 늘 것이다

다만 마음에
차지 않을 뿐이다

일반적인 월급쟁이 투자자는 안타깝게도 복권과 같은 횡재가 없는 이상, 홈런 타자나 4할 타자가 될 수 없다. 다만 출루율 높이는 방법에서 보듯이 홈런을 치지 않아도 홈런 치려는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양키스의 운영 방법을 따라하지 않아도 양키스를 제대로 분석하고 알아야 거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깨닫고 행하는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기 위해 며칠, 몇 달을 강자의 약점, 급소만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꼼꼼하게 연구하는 것처럼.

 
*유익한 머니볼 보시기 바랍니다. 야구를 몰라도 볼만합니다. 소중한 구독과 댓글은 글쓴이에게 힘을 줍니다. 못 보신 분들 "[영화이야기] 머니볼 - 빌리 빈" 편도 찾아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