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왜 주저하나니
찬란한 타이밍
곧 녹아내린다
자칫 망설이면
늪에 빠진다
오히려 의심하라!
생각 속 머뭇거림을
그대로 멈추고
툭툭 던져라
'내가 사면 내려가고 내가 팔면 오르고'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시장의 괴물(미스터 마켓)을 이기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나는 이 돈이 있어 괴로워 죽겠어"라는 심정으로 시장에 던질 수 있는가. 먹고살고 생존에 영향을 주는 돈을 제외한 나머지 잉여분을 주사위 던지듯 걸 수 있느냐 말이다. 사실 초심자는 모르는 것에 두려워 주저하지만 웬만한 투자 경험자들은 아는 것에 사로잡혀 타이밍을 이리저리 재고 망설이다 망친다. 투자자는 언제나 통찰적이고 직관적이어야 하지만 엄밀히 말해 통찰은 이미 온몸에 체득되어 있어야 한다. 매수와 매도 시에는 느낌과 경험이 감춰진 직관만이 작용할 뿐이다. 경제 뉴스가 아닌 일반 뉴스에서 'MLCC'라는 단어가 나오면 아무 생각 없이 삼성전기 매수 버튼을 눌러야만 시장을 이길 승산이 있다.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몬스터나 투자자 본인이나 둘 다 깊게 생각할 여유를 주면 안 된다. 상대보다 시간적 우위를 가진 매수나 매도의 선택만이 수익의 승산이 있고,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몰라야 그나마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것이다. (큰 싸움에서 이기려면 수익의 우위를 점하고 그 확정되지 않은 수익을 붙잡고 늘리는 인내도 필요하지만)
솔직히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을 때도 아니 시시때때로 투자자들은 주식 잔고를 확인한다. 단 1,000원만 손해가 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도시락 값으로 4,000원 이상을 지불한 것을 생각하면 1,000원의 손해가 뭐 그리 대수겠나. 그런데 그 1,000원 내려간 것이 일종의 나비 날갯짓에서 오는 하락의 신호와 시작일 수 있다. 그다음 30% 정도 손해가 난 후에는 '선택한 종목의 자기 판단적 오류'라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내가 선택한 종목이 꼭 올라가야 심리적 안정과 자기만족으로 사는 기쁨을 얻는다. 물론 간접투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주식을 몰라도 사람 보는 안목이 있어." 그 사람에게 돈을 맡기면 내 계좌가 불어날 거야. 믿을 사람을 사귀는 것도 내 안목이고, 돈을 불려줄 전문가를 한눈에 알아보는 것도 대단한 능력인 것이기에. 사실 진짜 믿는다는 의미는 그 사람이 이익을 주든 손해를 주든 상관이 없고 내가 좋고 믿고 싶다는 의미일지 모른다. - 만약 삼성전자나 엔비디아가 주식으로서 좋다면 그냥 떨어지든 말든 평생을 모으며 가져가는 것이 투자적 믿음이 아닐까 싶다.
전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학생들은 시험지를 받자마자 여러 문항의 키워드와 답이 함께 저절로 보이는 경험을 한다. 이것이 직관의 포인트다. 무슨 초능력 같은 그것이 아니라 그만큼 오랜 시간 코피를 쏟으면서도 해당 공부를 많이 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을 몰입하고 수없이 반복하여 두루두루 살폈다는 것이 통찰력이 생겼다는 증거다. 그러나 안목은 또 다른 영역이다. 학습이나 경험 그리고 동물적 감각과 인간적 느낌이 어우러져 발현되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통찰력과 직관 그리고 안목을 두루 갖추지 못한 보통의 존재다.